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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고 까만 크로우를 위한 기도
    카테고리 없음 2020. 3. 11. 03:44

    팔자를 꼰다는 말이 있다.

    지 인생 지가 힘들게 만든다는 말이리라.
    엄밀하게 말하자면 맞는 말은 아니지만.
    명리학에서 팔자는 이미 정해진 것으로 보기에 스스로 팔자를 어쩔 수 없다고 하니까.

    긍정과 부정의 힘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 류의 자기 계발서가 홍수를 이룬 적이 있었고 한때 나는 그것에 대해 크게 동의 하지 않았다.
    많은 것은 이미 정해져 있고 간절히 원하고 갈망하고 열심히 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다른 그 무언가가 있다고 믿었다.


    최근에서야 유튜브등을 통해 파동과 기, 에너지 등의 작용이 본인은 물론이고 타인과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대해, 그 파동은 생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조금씩 받아 들이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도 내 인생의 긍정적 변화가 먼저 찾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 엄밀하게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먼저 변해서 상황이 좋아진 것인지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자 내가 변한 것인지 혹은 그것은 아주 미묘하게 얽혀있거나 혹은 간발의 차이에 불과하리라.

    왜 갑자기 이 따위 생각이 들어서 느닷없이 글을 끄적이고 있는 걸까 이 새벽에? 브롤스타즈를 하다 말고?

    글을 쓰고 싶었다.
    몇일 전부터 다시 글을 쓰고자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데다 마침 티스토리를 잘 운영하면 수익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기에 그러고자 했다. 몇일간 열심히 키워드를 검색했고 머리를 쥐어짜 봤지만 도무지 떠오르지 않던 문장은 엄한데서 터졌다.

    나는 방금 전 브롤스타즈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박빙이었고 게임은 막바지를 향하고 있었다. 불리한 상황이긴 했으나 이길 수 있을 법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전의 기회가 아주 잠깐 한 순간 찾아왔고 나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한녀석이 던졌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크로우는 진작 게임을 포기한 상태였다.
    집중한 나머지 알아채지 못해버렸지만 녀석은 부활한 장소에 멀뚱히 서있었다. 그는 결정한 것이다. 자신의 패배를. 단언컨데 녀석이 패배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그 잠깐의 찬스를 살려 우리는 역전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나는 게임을 참 좋아한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게임을 사랑한다. 게임에는 수 많은 순기능이 있다고 믿고 실제로 게임을 통해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배워왔다.

    오버워치를 할때도 그랬다.
    패색이 짙거나 팀의 분위기가 안 좋을 때, 혹은 그냥.
    소위 '게임을 던진다'라고 표현하는 그 행위를 하는 수 많은 녀석들을 보아왔다.
    '질 것 같은 느낌에 사로 잡혀 지는 것을 선택하고 실제로 진다.' 이 별것 아닌 듯 보이는 행동이 나는 참 흥미로웠다.
    분명한 사실은 그들 중 대다수는 지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승패와 관련없이 멋대로 즐겜을 하거나 트롤링을 하고자하는 쾌활한 녀석들을 제외하고는.

    부정의 에너지는 힘이 무척이나 강하다. 긍정의 에너지보다 몇배는 더 강하게 주변으로 확산된다.
    6대6의 게임이 6대5로 6대4로 변해버린 상황에도 일당백 하드캐리로 승리를 이끄는 것은 몇몇 괴물 게임유튜버들에게나 가능한 이야기다.

    나는 그럴때마다 별것 아닌 이 작은 한판 승부를 패배하기로 결정한 그를 위해 작은 기도를 올렸다.
    '부디 인생에서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를..'

    웃기는 소리라고, 무지하게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와 선택은 그렇게 간단히 무자르듯 여기서는 이렇게 저기서는 저렇게 해내지 못한다. 한 인간의 습성은 모든 곳에서 모든 상황에서 그를 읽어낼 수 있는 단서들을 남겨놓는다.
    사무실 문을 벌컥열며 쾅닫고 다니는 사람을 조심성있다고 판단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사무실 책상이 너저분한 사람의 집과 차가 어떤 상태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높은 확률로 적중한다.

    긍정과 부정의 마인드는 분명하게 한 인간의 미래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것은 스스로 선택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아주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매우 중대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그것은 비슷한 패턴을 가진다. 고로,

    나는 오늘도 작고 까만 크로우 녀석을 위해 기도를 올린다.
    '부디 당신의 인생에서 패색이 짙고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되는 시기가 오더라도 스스로 좌절을 선택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실제로 좌절의 순간이 당신을 덮치는 미래가 찾아오지 않기를. 코로나도 당신을 비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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